99년 가을 구제역을 대비하여 K도청의 방역담당자는 중국지역의 구제역 정보를 입수하고 소독약을 비축하기 위하여 2000년도 예산안을 상정하였는데 예산 부처에서 1/10로 예산을 삭감하여 버렸다. 우선 순위에서 밀렸지만 그 예산 덕분에 구제역에 감수성 있는 소독약이 파주지역에 긴급하게 지원되어 초등 진화를 할 수 있었다. 그 후 몇군데의 시군에서는 농림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을 예방한다고 동물약품 허가도 받지 않은 4급 암모니윰제제를 구매하여 TV 뉴스에서 망신을 당하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무시하고 구제역에 부적합한 소독약 공급을 한 곳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총성 없는 전쟁인 구제역의 방제책이 진행되면서 특정집단의 이기주의와 양축 농가의 생존권 투쟁 방법 등 많은 부분에서 심각하고 신속하게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많이 노출되었다. 전문영역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전문화되지 않은 기자들의 써댄 무책임한 기사 내용 덕분에 양축 농가 설득 작업이 주춤거리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는 언론이 구제역 방제에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것이다. 낙농가는 보상 대책을 먼저 내 놓으라면서 접종을 거부하고 농림부에서는 합의 없는 강제 도축은 안 한다고 믿어 달라고 하면서 서로의 불신을 아쉬워한다.

콜레라 박멸을 위하여 준비된 사단법인 골레라박멸대책본부 요원들이 농장 채혈을 중단한 체 구제역 방역을 위하여 동원되는가 하면 농림부의 행정력과 수의과학검역원의 모든 직원이 구제역 박멸에 동원되어 다른 업무가 중단되고 있다. 콜레라박멸대책에서도 기고하였지만 정말 이제는 새로운 개념의 방역시스템을 준비하여나가야 한다. 너무나 원론적인 말이지만 정부 기관의 주관 자체를 비대본 같은 공익법인이 주관하게 하고 수의과학검역원은 기술적인 자문 및 지원, 농림부는 행정력의 동원 및 통제 등으로 업무를 구분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따르는 예산은 자조금법을 입법화하여 근간을 이루고 인건비 등은 정부의 예산으로 충당되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비대본에 참여한 22개 단체이외에도 양계, 낙농비육, 농협 등이 참가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각 단체별 비상 동원체제를 구축하여 이를 통합 관리케 하여야 하면 행정이 마비가 안되고 기술지원이 마비가 안 된다.

단거리에는 강하지만 장거리에는 맥을 못 춘다는 소리를 이젠 고만 듣자. 구제역 발생지역에는 자원봉사자와 비대본의 방역요원들을 투여하였는데 막상 통제와 방역단 지원역활을 하여야 할 행정력은 보고서 작성과 상부기관의 연락, 방문객의 접대 요원으로 대부분 활용되고있으니 자원봉사자들이 회의를 느끼고 의욕을 상실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보고에 매 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열심히 노력하는 공무원들을 어렵게 하고 그들이 접해야 하는 양축가와의 대화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한다. 또한 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인사정책은 구조 조정의 타깃이 되어 인원이 축소되었다.

개선하여야 할 문제들을 요약하자면

첫째 일선 행정기관의 낮은 전문화 율이다. 축산인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을 이수한 요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소 지역 이기주의의 타파다. 시 군마다 통행을 금지하고 양축가가 원하는 구제역 소독약을 관내가 아니라고 구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농림부도 공보관을 통하여 정확한 자료를 배포하고 전문적인 브리핑에는 전문가가 보충 설명을 하는 보도 관행의 정착이다.

특종을 찾아 헤매는 기자의 질문에 백신을 하면 바이러스가 감염된다는 식으로 축산인들을 불안하게 한 것이다. 4월12일 W시 관민 구제역 대책회의에 참석하여 낙농인 들의 한 많고 피맺힌 주장을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백신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을 포함한 단 한차례 설명으로 생존권 보다고 국익을 생각하고 백신접종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우리 축산인 들을 보았다. 이렇게 국가를 생각하는 순수한 축산인 들을 보호하고 사랑하여야 할 책임이 전문가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2000년 4월 15일